극단적 선택한 듯···최근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 고소
시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기다리던 지지자들 ‘오열’
정치권 반응...당황스럽고 황당하다
외신 일제 보도...한국 선출직 넘버2 숨져
장례기간 5일장...시민조문 청사 앞 분양소 설치
서울시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당분간 비상근무체제 유지

사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DABA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시장의 딸이 경찰에 실종신고를 한 지 7시간 만이다.

9일 오후부터 북악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 기동대원과 소방대원, 인명구조견은 10일 오전 0시 1분께 숙정문 인근 성곽 옆 산길에서 박 시장의 시신을 찾았다.

◈극단적 선택한 듯···최근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 고소

10일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극단적 선택을 한 모습으로 발견됐다고 전했다.

특별한 타살 혐의점이 없어 향후 변사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한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시신 주변에서는 가방과 물통, 휴대전화, 필기도구, 본인의 명함 등이 발견됐다.

앞서 박 시장 딸은 9일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

박 시장은 오전 10시 44분께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멘 채 종로구 가회동 소재 시장공관에서 나왔다.

그는 택시를 타고 성북구 와룡공원에 왔으며, 오전 10시 53분 폐쇄회로(CCTV)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동대·소방관 등 770여명과 야간 열감지기가 장착된 드론 6대, 수색견 9마리 등을 동원해 이 일대를 집중 수색한 끝에 실종신고 접수 약 7시간 만에 박 시장을 발견했다.

박 시장은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비서 A씨가 과거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며 최근 그를 경찰에 고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8일 경찰에 출석해 고소장을 제출하고 고소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소장에는 박 시장으로부터 여러 차례 신체접촉을 당했고, 메신저로 부적절한 내용을 전송받았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이 접수된건 사실이라면서도 수사 중인 사안이라 내용을 확인해 주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기다리던 지지자들 ‘오열’

수색 7시간 만에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은 10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의 현장감식 절차를 거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오전 3시 30분께 영안실에 안치됐다.

박 시장이 도착하기 전인 오전 3시께부터 그의 지인과 지지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응급의료센터 문 앞에 서서 이송차량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차량이 센터 앞에 도착하자 오열하며 "일어나라 박원순", "사랑한다 박원순", "미안하다 박원순" 등을 외쳤다.

경찰은 추후 유족과 협의해 시신 부검 여부를 결정하는 한편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정치권 반응...당황스럽고 황당하다

정치권은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충격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예정된 부동산 종합대책 논의를 위한 당정 협의와 충청권 예산정책협의외 일정을 취소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코로나19백신 개발 현황 현장 방문 일정을 미뤘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시장에 대한 장례절차와 향후 조문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통합당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이날 “매우 안타깝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구두논평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소속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언행에 유념해주시기를 각별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박 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관계자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반응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김 선임대변인은 “참으로 당황스럽고 황망한 일”이라며 “고인이 걸어온 민주화 운동, 시신운동, 행정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비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외신도 일제 보도···한국 선출직 넘버2 숨져

박 시장의 사망이 확인되자 주요 외신도 이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은 박 시장의 실종 및 수색 과정, 정치 경력 등을 소개했고 일부는 그가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것으로 알려졌다는 사실을 언급하기도 했다.

로이터·AFP·블룸버그통신은 박 시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뉴스를 긴급으로 내보냈다.

특히 AFP는 박 시장의 사망 기사에서 학생운동, 시민단체 활동과 서울시장 경력 등을 조명했다.

AFP는 박 시장의 인권변호사 활동과 정치 이력 등을 소개하며 "그는 2022년 선거에서 민주당의 잠재적 대선 후보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 대통령 다음으로 힘이 센 선출직 공직자가 숨졌다"며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 중 하나로 거론돼왔다고 보도했다.

NYT는 박 시장이 한국 최초의 성희롱 사건에서 승소한 인권변호사 출신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최근 몇년 동안 ‘미투 운동’이 한국 사회를 강타했다는 배경도 전했다.

또 그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싸움에서 가장 공격적인 지도자 중 하나였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의 공격적인 코로나19 대응으로 칭찬받은 시장"이라면서 1000만 인구의 서울에서 1400명 미만의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과 830만 인구의 뉴욕에서 22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온 사실을 비교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박 시장을 "한국에서 두 번째로 힘센 선출직 공직자"라면서 "민주당의 2022년 대선주자 중 하나로 여겨졌다"고 소개했다.

CNN방송은 박 시장이 정치적 연줄도 경험도 없이 2011년 서울시장에 당선됐다며 "예상을 깨고 그가 한국에서 두번째로 힘있는 자리에 올라선 것은 한국인들이 기득권 정치에 질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고 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박 시장이 북악산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며 전 여직원이 박 시장을 상대로 성추행 주장을 제기했지만, 이것이 사망 요인이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장례기간 5일장...시민조문 청사 앞 분양소 설치

서울시는 10일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과 관련 "장례기간은 5일장으로 발인은 13일"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서정협 권한대행의 긴급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조문을 원하는 직원들을 위해 청사 앞쪽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례 방식과 관련해선 "서울특별시기관장"이라면서, 시민 조문과 관련해선 "청사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면 조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인해 당분간 비상근무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서울시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 권한대행...당분간 비상근무체제 유지

서울시 관계자는 10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진행된 브리핑을 통해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인해 이번 주말을 비롯해 당분간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의 사망으로 인해 서울시는 서정협 서울시 행정1부시장이 권한대행을 맡아 운영하게 된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비통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부로 제가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며 "부시장단과 실·국·본부장을 중심으로 모든 서울시 공무원이 하나가 돼 시정 업무를 차질없이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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